2024.04.07. ~ 2024.04.09. (3)

노인과 바다
The Old Man and the Sea
어니스트 헤밍웨이 저
이종인 역
열린책들 출판
2012년 03월 30일 출간
소설 > 영미소설
20세기 미국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어니스트 헤밍웨이 생애 최후이자 최고의 걸작이다. 중편소설인 「노인과 바다」와 함께 「킬리만자로의 눈」, 「프랜시스 매코머의 짧고 행복한 생애」, 「깨끗하고 불빛 환한 곳」 등 헤밍웨이가 자신의 대표작이라 밝힌 단편소설까지 총 8편의 작품을 수록했다. 이 작품들을 통해「노인과 바다」에 숨어 있는 상징들을 더욱 선명하게 느끼고 삶과 죽음, 인간의 강인한 의지를 작품을 통해 투영해 내려 했던 헤밍웨이의 작품 세계를 더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2023년 연말에 한 번 읽은 소설인데, 2024년 독서모임 깨단의 고전문학 빙고를 위해 재독하였다. 아주 유명한 소설이고 인생에 대한 깨달음을 주는 좋은 소설이라 빠르게 다시 읽었다. 처음에 <노인과 바다>를 읽었을 때는 이게 왜 인생을 알려주는지 잘 모르겠다고 하며 논문까지 찾아 읽었었다. 이번에는 윌라를 통해 오디오북으로 책을 들었다.
처음 이 책을 읽었을 때는, 내가 실로 얻은 것 없이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일을 해내는 것이 과연 나에게 득이 되는 삶일까? 하는 질문을 해가며 책을 읽었었다. 지금도 사실 크게 뜻이 다르진 않다. 무언가 증명해내기 위해서 바다로 나가 거대한 물고기를 잡고 사람들이 그것을 봤는지 묻는 그런 과정들이 나에게는 보여주기 식의 삶이라고 느껴져 큰 가치가 없는 삶같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에 좀 더 다르게 느낀 것이... 삶에 있어서 내가 어떤 일을 수행한 결과를 통해 얻어내는 부수적인 가치들이 없다고 하더라도, 내가 내 삶에 최선을 다하고 만족한다면 그것은 쓰라린 패배나 허황된 승리가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우리는 모두가 도전하지 않고도 나아가기만 할 수 있는 삶을 살고 있다. 사람들은 말한다, 그냥 나아가기만 해도 큰 걸음이라고. 한 걸음 나아가서 내 눈 앞의 일을 해내는 것 만으로도 대단하니, 큰 일을 해내지 못핸다고 해서 자신감을 잃지 말라고 한다. 나도 그 말에 동의한다. 하지만 누구나 인간이라면 욕심이나 자멸감을 느끼며 살아간다. 내가 저것을 쟁취하고 손에 쥐고 싶다는 욕심, 왜 나는 저것을 갖지 못하고 이렇게 머물러야만 하는가에 대한 자멸감 말이다. 그러니 그 도전과 모험이 언제가 될지는 모르더라도 사람은 큰 보폭으로 멀리 있는 꿈을 향해 손을 뻗을 수 있는 것이다. 그 과정이 얼마나 고되고 힘들고 지치고 외롭고 아플지는 알 수 없지만, 어쨌든... 사람들은 그런 과정을 언젠가 한 번 쯤은 겪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노인은 큰 도전을 통해 스스로 어떤 벽 하나를 뛰어 넘은 것이다. 나는 "사람들이 그걸 알아주기를 바란걸까?" 하는 궁금증을 가졌지만, 실제로 노인에게 그것은 그저 부가적인 가치들일 뿐이었을지 모른다.
나는 아직도 <노인과 바다>를 잘 모르겠다. 얼마나 더 이 책을 읽어야 할지, 혹은 내가 얼마나 더 나이를 먹어야 할지... 그렇게 된다면 내가 그때 쯤에는 이 소설의 깊은 의미를 이해할 수 있는 날이 올까 싶다. 내가 너무 이기적이고 개인주의적이고 냉정한 탓에 이런 것을 제대로 읽어내지 못하는걸까? 그런 생각도 들어서 어쨌든 아쉬운 점이 많은 소설이다. 내가 괜히 내 못된 성격 탓에 좋은 소설을 제대로 읽어내지 못하는 것 같아서 말이다...기회가 된다면 나중에 또 읽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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