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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독서

<크리스마스 캐럴> 찰스 디킨스

2023.11.30. ~ 2023.11.30. (1)

크리스마스 캐럴
A Christmas Carol

찰스 티킨스 저
이은정 역
펭귄클래식코리아 출판
2008년 05월 26일 출간

국내도서 > 고전 > 서양고전문학 > 서양근대문학


19세기 영국의 찰스 디킨스의 크리스마스를 주제로 한 소설집. 대표작 ‘크리스마스 캐럴’을 비롯해 ‘크리스마스트리’, ‘크리스마스 축제’, ‘가난한 일곱 여행자’ 등 총 7편의 소설이 수록되었다. 특히 ‘교회지기를 홀린 고블린 이야기’는 ‘크리스마스 캐럴’의 원형이 된 소설이다. 다른 소품들은 디킨스가 주간지에 매년 연재했던 ‘크리스마스 이야기’에서 발췌했다.

표제작 ‘크리스마스 캐럴’은 디킨스의 소설 중에서도 가장 많이 사랑받은 작품이다. 주인공은 에브니저 스크루지. 그는 크리스마스를 믿지 않는 구두쇠이다. 그러던 어느 크리스마스이브에 스크루지는 크리스마스의 유령을 만나고. 자신의 과거, 현재, 미래의 모습을 보게 된다.

이를 통해 스크루지는 자신의 잘못과 진정한 크리스마스의 정신을 깨닫고. 굳게 닫혔던 마음의 문을 열게 된다.1843년 출간된 이래 사람들에게 크리스마스의 전통과 참된 의미에 대해 오랫동안 큰 영향을 미쳤다. 펭귄 클래식 시리즈 한국어 판 2번째 권으로 출간된 이 책은 영국의 저명한 디킨스 연구자 마이클 슬레이터가 쓴 서문이 수록되었다. 디킨스가 크리스마스 정신에 대한 개념을 구상해 간 과정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야, 크리스마스다!

현재 당신이 누리는 축복, 누구나 느끼는 평범한 행복을 생각하라. 어쩌다 겪게 된 지나간 불행 따위는 잊어라. 즐거운 표정과 뿌듯한 마음으로 술잔을 다시 채워라. 우리의 삶은 변함이 없더라도 크리스마스는 즐겁게, 새해는 행복하게 맞아라.

내가 건넨 간단하지만 친절한 말 한마디는 그 후 그가 내게 보여 준 끝없는 애정과 헌신으로 보답받았다.

나의 귀머거리 친구는 과거에 어떤 슬픔을 겪었건 가슴속 어딘가에 어떤 비애가 숨어 있건 이제는 쾌활하고 인자하며 행복한 사람이 되었다. 특별히 나중에 좋은 결과로 돌아오는 게 아니라면 이런 사람에게 불행은 결코 찾아올 수 없다. 게다가 그의 온화한 성품과 진지한 감정에 불행의 흔적이 보인다 해도 나 자신이 겪은 시련 따위를 늘어놓고 싶은 마음은 없다.

나는 이 작은 책에 무시무시한 유령 이야기를 담았다. 부디 이 책이 여러분과 여러분의 친구들에게, 크리스마스 분위기에, 또한 작가인 내게도 언짢은 감정을 불러일으키지 않기를 바란다. 부디 유령이 여러분의 집에 즐겁게 나타나기를, 또 그런 유령을 쫓아내는 사람이 없기를 바란다.

거리에서 그를 붙잡고 반가운 얼굴로 “어이, 스크루지, 어떻게 지내나? 언제 한번 우리 집에 놀러오게.”라고 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거지들도 그에게는 한 푼도 구걸하지 않았고, 아이들도 절대로 몇 시냐고 물어보는 법이 없고, 남자든 여자든 평생 단 한 번도 스크루지에게 길을 묻거나 집을 묻지 않았다. 맹인의 개들조차도 스크루지를 알아보았다. 스크루지가 다가오는 게 보이면 주인을 문가나 마당으로 이끌며 마치 ‘앞 못 보는 주인님, 저렇게 사악한 눈을 갖느니 차라리 아무것도 못 보는 게 나아요.’라고 말하듯 꼬리를 흔들어댔다.

“내가 화 안 나게 됐냐? 이렇게 멍청이들로 우글거리는 세상에서. 흥, 즐거운 크리스마스라고! 빌어먹을 크리스마스! 버는 건 없는데 빚은 잔뜩 지고, 나이만 한 살 더 먹게 될 뿐 벌이는 더 나아지지도 않건만, 크리스마스가 대체 뭐란 말이냐. 장부를 결산해 보면 일 년 열두 달 모든 항목이 적자라는 것을 알게 되는 이때 말이다. 내 마음 같아서는 그냥, 메리 크리스마스라고 떠들고 다니는 놈들은 푸딩과 함께 푹푹 끓인 다음 호랑가시나무 가지로 가슴을 푹 찔러 파묻어 버렸으면 좋겠다. 그래도 싸지!”

유령은 아기를 안고 현관 계단에 서 있는 가련한 여인을 내려다보며 도와줄 수 없는 안타까움에 울부짖고 있었다. 그 유령들의 슬픔은, 선의로 인간의 일에 개입하고 싶어도 이제는 영영 그럴 수 없다는 데 있었다.

스크루지는 난쟁이 같은 유령의 모습을 바라보며 물었다.
“아니다, 너의 과거다.”
이유를 묻는다면 설명하진 못하겠지만 스크루지는 왠지 모자를 쓴 유령이 보고 싶었다. 그래서 한 번만 써보라고 간청했다.

“스크루지 영감님이 어떤 분이시든, 즐거운 크리스마스와 복된 새해를 맞으시길. 삼촌은 나한테서 이런 인사는 받지 않으려 하시겠지만, 그래도 스크루지 삼촌에게 축복이 가득하길!”

“자비로우신 유령 님! 유령 님이 곤경에 빠진 저를 불쌍히 여기시어 구해 주세요. 제가 새사람이 된다면 지금까지 제게 보여 주셨던 그 환영들이 바뀔 거라고 약속해 주세요!”


11월이 오면 <크리스마스 캐럴>을 읽어야지! 라고 다짐했던 10월이 지나 11월이 되었고,... 나는 쫓기는 신세가 되어 11월 30일에 <크리스마스 캐럴>을 완독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개웃긴이야기)

 

나는 그저 "크리스마스 캐럴"을 읽으면 되었고, 찰스 디킨스가 크리스마스 아저씨라고 불리는 줄도 몰랐다. 나는 진짜 아는게 없다 ㅠㅠ..;; 그러다가 표지도 이쁘고, 번역도 마음에 들었던 펭귄클래식코리아의 책을 골라 전자책으로 구매했다. 펭귄클래식코리아의 책에는 총 7편의 크리스마스와 관련된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보통은 작가의 말이나 추천의 말과 같은 책 해설 등은 소설이 실린 뒤에 넣어지는 것으로 알았는데, 펭귄클래식은 특이하게 서문과 판본에 대한 이야기가 책 앞에 써져 있었다. 그래서 좀 더 찰스 디킨스에 대한 이야기나 소설에 대해서 알고 읽을 수 있어 좋았다.

나는 원래 크리스마스 시즌에 대한 환상이 별로 없다. 학교 생활하는 내내 연구실에 틀어박혀 기념일이나 휴일을 챙기지 못했던 것도 크고, 종교가 없기도 하고, 가족과 사는 것 보다는 커서 혼자 지냈던 적이 더 많았기 때문일거다. 특정 날짜를 기념삼아 선행을 베푸는 것 보다는 매일매일을 잘 살아보자가 내 신념이기도 하다. 그래도 내가 크리스마스 시즌이 갖는 그 아름답고 따스한 분위기를 싫어하는 것은 아니다.  <라스트 크리스마스>, <세렌디피티>, <러브 액츄얼리>, <나홀로 집에>,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 <클라우스> 등 다양한 크리스마스 영화들이 보여주는 연말 분위기, 가족, 연인, 동료, 혹은 혼자, 모르는 사람들과 보내는 가장 추운 겨울날 마음이 따듯해지는 분위기에 대한 이야기를 싫어하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 크리스마스는 서로의 마음을 더하고 나누며 행복해하는 시간이라는 점이 나에게는 더 크다. (예수 탄신일이라는 점보다 더.)

그래서 그런지, 나는 일곱 이야기 중, '크리스마스 축제'가 가장 좋았다. '크리스마스 축제'는 한 가족이 크리스마스에 한 자리에 모여 앉아 크리스마스를 보내는 이야기이고, 굉장히 짧았다. 그런데도 이 이야기를 읽는 내내 내가 그들과 함께 있는 것 처럼 촛불이 켜지고 따듯하고 맛있는 음식 냄새, 조잘거리는 사람들의 목소리와 웃음소리, 피아노를 치거나 즐겁게 떠드는 것들이 느껴지는 듯 했다. 이 글을 읽으면서 "아, 이래서 찰스 디킨스가 크리스마스 아저씨라고 불렸구나..." 하고 생각했다.

이 책을 읽은 목표였던 '크리스마스 캐럴'의 경우, 나는 이미 스크루지 영감에 대해 알고 있었다. 책을 읽지 않아도 로미오와 줄리엣이 누구이고 어떤 삶을 살았는지 대충 아는 것처럼 말이다. 사람이 그렇게 쉽게 변할까? 하는 의문을 품으면서 읽었다. 이 이야기는 냉혹하고 이기적인 사람을 겨냥하는 책은 아닐거라고 생각했다. 그런 사람들은 이 책을 펼쳐보지도 않겠지. 나눌 줄 모르고, 베풀 줄 모르는 사람들은 스크루지를 비웃을게 분명하다. 마음이 따듯한 사람들, 크리스마스를 사랑하는 사람들이나 이 책을 펼쳐 볼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니 안타까웠다. 스크루지는 죽은 후에 자신의 냉정함에 후회하는 영혼들, 자신의 돌이킬 수 없는 과거, 냉정한 현재, 잔혹한 미래를 바라보며 후회하고 절망한다. 자신에게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기를 바라며 후회하고 반성한다. 잠에서 깨어나서는 사람들에게 메리 크리스마스를 외치고 긍정을 뿜어낸다. 그러니까 이 소설은... 크리스마스를 사랑하는 사람들이나 읽는 소설일게 분명하다.

 

다양한 소설들이 어떤 개혁적인 목표를 가지고 쓰여진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스크루지에 대한 이야기, '크리스마스 캐럴'은 이 소설을 읽기 전부터 그런 생각을 했다. 어린 아이들에게, 혹은 성인들에게 사랑을 하면서 살아가라고 말하는 이야기일거라고... 그런데 다 읽고 보니, 아쉬운 점이 많았다. 나 너무 T인가 모르겠어~스크루지는 스크루지처럼 될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스크루지처럼 살았을 것이다. 아끼고, 이기적이고, 냉정하고, 까탈스럽게 살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1834년에는 어땠을지 모르겠지만, 21세기의 내가 보기에 그때의 그 스크루지는 그렇게 살 수밖에 없었으니 그렇게 살게 되었을거란 생각이 든다. 가졌음에도 베풀지 않은 것이나 사람들에게 나쁘게 군 것을 옹호하는 것이라기보다는... 뭐. 꿈에서 깨어난 스크루지가 가장 큰 칠면조를 사오라고 어린 아이에게 심부름을 시킬 때, 나는 그 아이에게 심부름 팁을 줄 생각과 칠면조를 사서 조카에게 갈 생각은 하지만, 스크루지가 정말 크리스마스 정신을 생각했다면 그 아이도 다른 방식으로 도왔어야 한다고 생각이 들었다. 무작정 랜덤하게 사람들을 도와야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가난한 사람들을 돕지 못해 눈물을 흘리고, 자신이 욕을 바가지로 먹는 것을 봐야지만 후회하고 반성하는 것이 정말 옳은 방식인가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다는 의미이다...

 

뭐,
그래도 여러모로 다른 단편들은 즐겁게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