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8.10 ~ 2023.08.12 (3)
오베라는 남자
프레드릭 베크만 저
최민우 옮김
다산책방
2015년 5월 15일 출간
해외소설> 소설 > 북유럽소설
책소개
대한민국 50만 독자가 증명한 웃음과 감동!
한국 독자들을 위한 프레드릭 배크만 친필 메시지 특별 수록
전 세계 800만 부 판매
뉴욕타임스 93주 연속 베스트셀러
톰 행크스 「오토라는 남자」 영화 개봉
프레드릭 배크만의 데뷔작 『오베라는 남자』가 새로운 표지로 돌아왔다. 국내 50만 부 판매 돌파 기념 전격 리커버다. 스웨덴이라는 작은 나라의 칼럼니스트였던 작가를 일약 세계적 스타로 만들어준 이 책은 스웨덴 인구의 10퍼센트에 해당하는 90만 명이 읽었고, 46개국에 판권이 수출되어 번역 출간되었다. 또한 아마존 소설 1위, 뉴욕타임스 1위,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책 1위, 미국 전 지역 독립서점 1위, 독일 슈피겔지 20주 연속 베스트셀러, 뉴욕타임스 93주 연속 베스트셀러 그리고 영국, 노르웨이, 덴마크, 아이슬란드 등 유럽 전역에서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유례없는 성공을 거뒀다. 2023년 현재, 출간된 지 8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음에도 독자들의 관심과 사랑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아마존 리뷰는 9만 건, 굿리즈 별점은 무려 87만 건을 넘어섰다. 3월에는 톰 행크스 주연의 영화 「오토라는 남자」가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 책의 역사와 기록은 지금 이 순간에도 새로 쓰이고 있다.
책이 처음 나왔을 때, 이 책을 읽었던 기억이 있다. 그 이후로 잊고 지내다가, 톰 행크스가 <오토라는 남자>라는 제목으로 리메이크된 <오베라는 남자>를 미국 버전으로 연기했고, 그 영화가 개봉하면서 이 책을 다시 읽게 되었다. 픽사의 <업> 이라는 영화가 <오베라는 남자>의 애니메이션 버전이라고 생각한다. 내용이 완전히 갖은 것은 아니지만, 사랑하는 여자를 잊지 못하고 그녀를 자신의 방식으로 사랑하려고 하는 노인에 대한 이야기. 툴툴거리지만 사실은 다정한 노인에 대한 이야기.
어떻게 트레일러도 후진 못 시키는 사람이 지구상에 존재할 수 있지? 오베는 자문했다. 어떻게? 오른쪽과 왼쪽 개념을 세우고 나서 핸들을 돌리는게 뭐가 어렵다는 거지? 이런 인간들이 자기 인생은 대체 어떻게 꾸려 나가는 거지?
"당신이 집에 없으니까 되는 게 하나도 없어." 그녀는 대답하지 않았다. 오베가 꽃다발을 만지작거렸다.
"피곤해. 당신이 떠나 있으니까 집 안이 하루 종일 썰렁해." 그녀는 그 말에도 대답하지 않았다.
그는 그녀를 오랫동안 바라보았다. 마침내 그는 커다랗고 등근 바위에 조심스레 손을 얹고, 마치 그녀의 볼을 만지듯 좌우로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보고 싶어." 그가 속삭였다.
아내가 죽은 지 6개월이 지났다. 하지만 오베는 하루에 두 번, 라디에이터에 손을 얹어 온도를 확인하며 집 전체를 점검했다. 그녀가 온도를 몰래 올렸을까봐.
그러던 어느 날 그는 기차를 탔다가 처음으로 그녀를 보았다. 아버지가 죽고 난 이후 처음 웃은게 바로 그 날이었다.
인생이 다시는 전과 같지 않게 되었다.
사람들은 오베가 세상을 흑백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녀는 색깔이었다. 그녀는 오베가 볼 수 있는 색깔의 전부였다.
당신이 바라보는 사람이 된다는 건 어떤 기분인지 알고 싶었을 뿐입니다.
“지금보다 두 배 더 날 사랑해줘야 해요.” 그녀가 말했다.
그리고 오베는 두 번째로-또한 마지막으로-거짓말을 했다. 그는 그러겠다고 했다. 그가 지금껏 그녀를 사랑했던 것보다 더 그녀를 사랑한다는 건 불가능하다는 걸 알았음에도.
오베 같은 남자는 언제나 소냐 같은 사람을 잃는다. 아무도 그에게 그녀를 되돌려주지 못한다.
결국 부엌 조리대에 기름칠을 하는 것보다 더 의미 있는 일이라곤 하지 도 않는 하루하루가 길게 이어지는 것 외에 아무것도 남는 게 없었다. 오베는 더는 극복할 수가 없었다. 그는 그 어느 때보다 지금 이 순간 확실히 느꼈다. 그는 더 이상 싸울 수 없었다. 더 이상 싸우고 싶지도 않았다. 그 저 모든 게 다 멈추기만을 바랐다.
파르바네는 계속 그에게 반박하려 했지만 그는 그냥 문을 닫았다. 그녀 가 문을 쾅쾅두드렸지만 그는 듣지 않았다. 그는 현관의 의자에 주저앉아 자기 손이 떨리는 걸 느꼈다. 심장이 정말로 세게 뛰는 바람에 귀가 폭발 할 것 같았다. 마치 거대한 어둠이 숨통을 걷어차기라도 한 것처럼, 가슴의 압박이 20분 넘도록 잦아들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오베는 울기 시작했다.
오베는 따뜻한 남자다. 그냥 자신이 정한 규칙이 너무 강력할 뿐. 사람들은 그를 싫어하지 않는다. 소설 속에서만 일어나는 마법같은 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오베는 투덜거리면서도 남을 돕고, 큰 소리를 내면서도 잘못된 점을 고쳐낼 방법을 알려준다. 잘못된 것을 고쳐야 한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다. 사브만이 옳다고 주장하는 것이 그의 완고한 고집일지라도, 라디에이터를 고치는 것, 자동차 운전하는 법을 알려주는 것, 임산부를 병원까지 태워다주는 것, 이웃이 사랑하는 사람을 잃지 않게 하는 것들은 그의 애정이고 사랑일테지.
<오베라는 남자>는 별 이야기가 없다. 오베에게 일어났었던, 그리고 지금 일어나고 있는 두가지 시점의 이야기가 교차적으로 오간다. 오베는 죽고싶어하다. 사랑하는 아내 곁에 있고 싶어서. 하지만 그는 죽지 못한다. 그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그의 곁에 있기 때문이다. 최진영 작가의 <구의 증명>에서는 죽더라도 먼저 죽은 사람을 만날 수는 없다고 이야기한다. 내가 보고싶었던 먼저 나를 떠난 사람들을 만날 방법을, 죽은 사람은 당최 알 수가 없다. 그래서 산 사람에게 말한다. 너는 오래 살라고. 내가 네 곁에서 널 볼 수 있게 천년을 살아 달라고. 오베는 오래 살지 못했다. 얼마 안돼서 자기가 죽을 것을 알고 파르바네에게 편지를 남기고 죽었다. 오베는 소냐를 만났을까? 내가 생각하는 죽음의 개념으로, 오베는 소냐를 만나지 못했을 것이다. 한 줌의 재가 되었겠지. 죽음으로 한 생명을 마무리하고, 그냥, 그대로 끝났을 것이다. 오베는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했다. 자신을 사랑해주는, 그리고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했다.
죽은 사람을 따라가 내 불행을 여기서 끝내는 것보다는, 사랑하는 사람을 기억하고 내가 사랑하는 것들을 끌어안고 여기에 더 오래 남는게 좋은 것 같다.
나는 죽음에 대한 내 신념을 뒤로 미뤄두고, 오베가 소냐를 만났길 바란다. 거기서도 소냐 앞에서 투덜대며, 소냐가 원하는 것들을 해주며, 행복하게 지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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