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24 독서

<회색 여인>엘리자베스 개스켈

2024.07.01. ~ 2024.07.06. (6)

회색 여인

엘리자베스 개스켈 저
이리나 역
휴머니스트 출판
2022년 02월 07일 출간

소설/시/희곡 > 호러.공포소설


찰스 디킨스에게 엄청난 찬사를 받았던 작가이자 인도주의자라 불리며 인간에 대한 선의와 신뢰를 잃지 않았던 작가 엘리자베스 개스켈의 대표 공포소설 세 편을 담았다. 표제작이자 대표작인 단편 〈회색 여인〉은 자신의 의지가 아닌 주변의 권유와 쉽게 거스르기 어려운 사회적 분위기에 휩쓸려 원치 않는 결혼을 하게 된 여성이 잔혹한 살인마라는 남편의 정체를 눈치채고 그를 피해 달아나는 과정을 그린 숨 막히는 고딕 스릴러다. 

개스켈은 억눌린 여성의 운명이나 욕망이 불 꺼진 집 안을 벗어났을 때 생겨나는 서스펜스를 촘촘하고 폭발력 있게 그린 다수의 단편을 남겼는데, 이는 사회적 약자의 박탈된 희망을 대변하는 고딕소설의 장르적 특성과 맞물려 고딕소설사에 개스켈만의 공고한 영역을 만들어주었다.


7월이 되면서 책을 좀 제대로 다시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평소에 좋아하는 출판사인 휴머니스트에서 시리즈로 고전소설 오디오북을 윌라와 함께 제작하고 있기 때문에, 휴머니스트의 고전소설 리스트를 보던 중 엘리자베스 개스켈의 <회색 여인>을 골라 잡게 되었다. 여성 작가의 고딕 소설이라니 흥미가 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나는 2015년에 개봉했던 로버트 에거스 감독의 <The Witch>를 굉장히 좋아한다. 이 영화와 비슷한 분위기의 소설이나 영화를 항상 찾아다니지만 소재가 소재이다보니 유사한 작품을 찾는건 어렵지 않으면서도 쉽지도 않았다. 마녀를 주제로 한 작품을 찾는다면 비슷할 수 있겠지만, 이렇게 여성에 대한 시대적 혐오를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공포 분위기의 작품을 찾는건 어려웠기 때문이다. 웹툰 <나의 마녀>도 이와 비슷한 작품이라고 알고 있는데, 꽤나 남성향으로 느껴지는 그림체 때문에 내가 손을 대다가 포기했던 기억이 있다.

휴머니스트가 출판한 엘리자베스 개스켈의 <회색 여인>은 총 세 개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회색 여인, 마녀 로이스, 늙은 보모 이야기. 이 세가지 중 '회색 여인'도 흥미롭고 재미있기는 했지만, '마녀 로이스'는 충격을 넘어서 감탄을 끌어낼 정도로 흥미롭고 재미있었다. 내가 오랫동안 <The Witch>와 유사한 작품을 찾아왔는데, 마치 딱 그와 비슷한 느낌의 소설이었던 것이다. 게다가 전문 성우들이 낭독을 하다보니 더 몰입감 있게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그래서 이 세가지 작품 중에서는 마녀 로이스를 가장 좋아하게 되었다.여성이 남성의 소유물로 팔려가고, 남성의 소유물로서 남성의 가정을 풍요롭게 만드는 하나의 재산이 되는 사회를 여성 작가가 쓴다는 것은 흥미롭지 않을 수 없다. 영국 빅토리아 시대를 대표하는 작가인 엘리자베스 개스켈은 그 시대의 여성상을 노골적으로 묘사하며 사회를 노골적으로 비판한다. 이 소설에서만 보더라도 폭력적인 남편으로부터 도망치는 두 여인, 타자에 의해 의도적으로 마녀사냥을 당하는 여인에 대해 이야기한다. (나 늙은 보모 이야기가 생각이 안나... ㅋㅋㅋ). 이런 이야기들은 흥미를 유발하는 소설이자 현실이 아닌 듯 공포감을 느끼게 하면서 사람들에게 불합리함을 인식시키는 장치가 된다. 그래서 더더욱 이를 흥미롭고 재미있게 느끼며 들을 수 있었다.세상에 다양한 고전소설이 존재하지만, 휴머니스트에서 선정하여 시리즈로 묶어 출판하는 소설들은 다 흥미롭고 재미있는 것 같다.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고전소설 골라서 읽었다가 실패한 적이 없는 듯..ㅎㅎ 번역도 읽기 쉽게 좋고.

'2024 독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여름> 이디스 워튼  (0) 2024.07.12
<화씨 451> 레이 브래드버리  (1) 2024.07.12
<1984> 조지 오웰  (2) 2024.07.12
<프로젝트 헤일메리> 앤디 위어  (2) 2024.07.12
<날개> 이상  (0) 2024.07.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