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24 독서

<프로젝트 헤일메리> 앤디 위어

2024.04.05. ~ 2024.06.30. (87)

프로젝트 헤일메리

앤디 위어 저
강동혁 역
알에이치코리아(RHK) 출판
2021년 05월 04일 출간

소설/시/희곡 > 과학소설(SF) > 외국 과학소설


데뷔작 《마션》과 후속작 《아르테미스》가 연달아 대성공을 거두며 뉴욕 타임스와 아마존 베스트셀러에 이름을 올린 명실상부 최고의 SF 작가, 앤디 위어의 신작. 집필 시작도 전에 수많은 출판사가 치열한 판권 경쟁에 뛰어들어, 30여 개국에서 계약을 마치고 동시 출간을 준비 중이다. 영화계 또한 MGM에서 제작을 확정했다.

글을 쓸 때 과학적 사실을 조사하고 검증하는 것으로 정평이 난 작가의 작품인 만큼 흠잡을 데 없는 과학적 지식은 더할 나위 없다. 전작들에 이어 이번 작품에서도 작가의 장기인 과학을 기반으로 한 SF 세계관과 낙관적 감수성이 유감없이 그려졌다. 특히 작가가 치밀하게 구상한 ‘특별한 캐릭터’의 등장은 단연 《프로젝트 헤일메리》의 백미다. 

이번 신작은 그 특별한 캐릭터와의 공생과 연대 그리고 인류를 뛰어넘은 우정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지구를 구하기 위해서 정작 스스로는 지구로 돌아오지 못할 헤일메리호에 오른 ‘좋은 사람’인 주인공. 《마션》에서 한 인간을 구하기 위한 인류애를 보여줬다면 이번에는 전 인류를 구하기 위한 한 인간의 사명감과 애정이 한층 진하게 펼쳐진다.


해외살이를 시작하면서 아침마다 산책겸 조깅을 1시간씩 했었다. 나는 원래도 윌라를 즐겨들었었기 때문에, 조깅을 하는 동안 윌라를 통해서 앤디 위어의 <마션>을 들었다. 영화로만 봤었고, 사실 영화로 다시 보고싶지만 꼴보기 싫은 놈이 주인공인 탓에 보지 못하고 있었다. 책이 원작인 줄도 몰랐었기 때문에 책이 원작이고, 윌라에서 오디오북을 제작했다는 것을 알고나서는 굉장히 즐거웠다. 마션을 다 들은 후에 앤디 위어의 다른 책인 <프로젝트 헤일메리>도 오디오북으로 제작되었다고 하기에 듣기를 시작했다.SF는 한국 여성작가들의 글들이 취향이었고, 작정하고 우주로 나가는 SF물은 재미가 없었던 터라 굳이 이걸?하는 생각이 있었다. 그런데 <마션>이 너무 재미있었고 소설로 읽으니 더 흥미진진하고 앤디 위어라는 사람이 얼마나 대단하고 재미있는 사람인지 알 것 같아서 <프로젝트 헤일메리>도 별 고민 없이 오디오북으로 듣게 되었다. (솔직히 말하면 앤디 위어는 맷 데이먼 같은 '유쾌(;;)'하고 때로는 '진지(;;)'하고 '훌륭(;;;;)'한 백인 남성을 모티브로 두고 주인공을 만들어낸 것 같다. 라이언 레이놀즈나 크리스 햄스워스같은 배우들 말이다. 거기에 조금 더 '지적인' 이미지를 포함시키자면 백인들이 생각하는 맷 데이먼이 나오겠지만,... 이런 부분에 있어서는 앤디 위어가 멀게 느껴지긴 한다.) 오디오북은 한동현 성우가 주인공인 라일랜드 그레이스 박사를 맡았는데, 연기가 너무 대단해서 주인공 혼잣말을 듣는 것 만으로도 재미있었다.결론적으로 이야기를 하자면 내가 예상했던 스토리와는 전혀 다른 내용이었고,이걸 듣기 시작할 쯤에 취직이 된 탓에 한 달이 넘는 기간동안 오디오북을 듣지 못했다. 더이상 미룰 수는 없다는 판단과 함께 책을 좀 다시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어서 듣기 시작했다. 우주로 나간 그레이스 박사가 기억을 차츰차츰 떠올리며 자신이 우주로 나아가고 있는 이유나 지구의 사건 사고에 대해 이해를 해나가는 부분은 정말 재미있었는데, 사실 나는 로키라는 외계인을 만나면서부터에 대한 부분이 딱히 재미있지는 않았다. 내가 생각한, 그러니까 내가 흥미를 느낄만한 예상요소를 완전히 벗어난 진행이었기도 하고... 나는 이런게 별로 재미있지 않아서. 결론적으로 엔딩으로 가면서는 조금 더 마블같은 엔딩이 나와버렸단 생각이 들었다. 나는 인터스텔라-그래비티-마션의 범주를 원했는데, 프로젝트 헤일메리-가디언즈오브더갤럭시1-토르3이 되어버린 것이다!하지만 다양한 과학적 상식과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물질과 생명을 이용하여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그것이 일으키는 다양한 현상들과 그것들에 대한 해결방안을 짜내는 것은 앤디 위어의 가장 큰 장점인 것 같다. 태양이 점점 죽어간다는 소재(이것도 캡틴마블2의 소재이지 않은가...)는 매우 다양하게 존재하지만, 그것이 어떤 이유로 인해 어떻게 발생하는지는 크게 고민하지 않았었으니 말이다. 그런데 21세기를 살아가는 독자들에게 너무나도 마블-판타지 적이지 않고, 나름 가장 현실적이면서 웃어넘기지 않을만한 스토리를 뽑아낸 것이 정말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