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13. ~ 2024.06.15 (3)
날개
이상 저
범우사 출판
2011년 03월 25일 출간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전 한국소설
박제(剝製)가 되어버린 천재, 이상의 대표작. 전통적 인습의 틀을 뛰어넘은 삶 자체가 실험적이었듯이 그의 문학 역시 기존문학에의 저항정신에서 비롯된다. 이 상의 예술이 긍정적 평가를 얻는 까닭은 부정을 통해 한 단계 높은 예술 세계를 개척했기 때문이다. 불후의 천재작가라고 일컬어지는 이 상은 우리 현대문학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었으며 소설뿐만 아니라 시와 수필 등에서도 그의 투철한 문학정신과 천재성을 빛내고 있다.
'박제가 되어버린 천재'를 아시오? 나는 유쾌하오.
이런 때 연애까지가 유쾌하오.
나는 불현듯이 겨드랑이가 가렵다. 아하, 그것은 내 인공 의 날개가 돋았던 자국이다. 오늘은 없는 이 날개, 머리 속 에서는 희망과 야심의 말소된 페이지가 딕셔너리 넘어가 듯 번뜩였다.
나는 걷던 걸음을 멈추고 그리고 어디 한번 이렇게 외쳐보 고 싶었다.
날개야 다시 돋아라.
날자. 날자. 날자. 한 번만 더 날자꾸나.
한 번만 더 날아보자꾸나.
한국의 대표적인 작가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내가 원래 책을 안읽던 사람이었던 탓에 이상에 대해서 잘 몰랐다. 그렇게 유명하다는 [박제가 되어버린 천재를 아시오]라는 구절조차 몰랐으니 말이다. 책에 관심을 가졌을 무렵, 최근에는 문제가 된 모 게임에서 이 인물이 등장한다고 대충 듣고 '아, 정말 유명한 작품이고 작가인데 내가 모르는구나.'하고 생각이 들었다. 독서 모임을 운영하게 되면서 고전문학 빙고를 진행하게 됐는데, 이러한 이유로 고전문학 빙고에 이상의 <날개>를 추가하였다. 원래는 민음사의 <이상 소설 전집>을 집에 구매해놓았는데, 출국 이슈(ㅋㅋ)로 인해 읽지 못하게 되었다. 윌라에 <날개>가 전자책으로 있기에 윌라를 통해서 읽었다. 한국 작품이기 때문에 문장과 문단을 정리해놓은 차이 정도는 있어도 번역 이슈는 없을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냥 읽었다.
사실 전체적으로 이 <날개>를 읽은 후에는 좀 어리둥절했다. 이상이 말하고자 하는 것들을 잘 이해하지 못하겠다. 집안 꼴이 이상하다. 주인공도 이상하고 주인공의 아내도 이상하다. 집안이 딱히 화목해보이지도 않고 그리 다정해보이지도 않다. 그런데 서로가 서로에게 얽혀있고 부부라는 틀 안에서는 모두 그 몫을 다 하면서 지낸다. 시대적인 분위기와 의미를 담고 있을 것이 분명한데 나로서는 이게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딱히 답이 내려지지 않았다. 방 안에 갇혀버린 주인공, 의지를 잃은 남자, 하지만 결국 집 밖을 뛰쳐나오면서 날개가 다시 돋아난다. 이런 것들이 어떤 상징성을 가질 것이 분명하다는 것은 앎에도 잘 이해되지 않았다.
그러다가 https://m.blog.naver.com/gkfmvp/222112966503 이 해석 글을 읽게 되었는데 꽤나 이해가 잘 되고 교과서적 해석으로 느껴져서 잘 읽고 이해할 수 있었다. 나는 종종 문학을 읽으면 이런 분석을 읽고 싶다는 생각을 하곤 했는데, 안녕님이 해주신 것이다(ㅋㅋ). 어쨌거나 큰 도움을 받은 것 같아서 감사했다. 국어 교사이신걸까 하는 생각도 들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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