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04. ~ 2024.04.04. (1)
모순
양귀자 저
쓰다 출판
2013년 04월 01일 출간
※본 도서의 표지 색상은 2쇄를 주기로 변경됩니다. 등록된 이미지와 다른 색의 표지가 발송될 수 있습니다.※
인생은 살아가면서 탐구하는 것!
양귀자 소설의 힘을 보여준 베스트셀러 『모순』. 1998년에 초판이 출간된 이후 132쇄를 찍으며 여전히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작품을, 오래도록 소장할 수 있는 양장본으로 새롭게 선보인다. 스물다섯 살 미혼여성 안진진을 통해 모순으로 가득한 우리의 인생을 들여다본다. 작가 특유의 섬세한 문장들로 여러 인물들의 삶을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다.
시장에서 내복을 팔고 있는 억척스런 어머니와 행방불명 상태로 떠돌다 가끔씩 귀가하는 아버지, 조폭의 보스가 인생의 꿈인 남동생을 가족으로 둔 안진진. 어머니와 일란성 쌍둥이인 이모는 부유하지만 지루한 삶에 지쳐 있고, 가난한 어머니는 처리해야 할 불행들이 많아 지루할 틈이 없다. 안진진은 사뭇 다른 어머니와 이모의 삶을 바라보며 모순투성이인 삶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고민하기 시작하는데….
이 작품이 출간된 지 15년, 모순으로 얽힌 삶은 여전히 어렵기만 하지만 인생을 그냥 흘려보내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새롭게 인생을 돌아보는 계기를 마련해준다. 일상의 지극히 사소한 에피소드들을 선별해 들려주며, 인생은 그냥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탐구하면서 살아야 하는 것임을 이야기한다.
내 삶의 부피는 너무나 얇다. 이렇게 살아도 되는 것일까. 그래, 이렇게 살아선 안돼. 내 인생에 나의 온 생애를 걸어야 해. 꼭 그래야만 해.
이 책을 처음 알게 된 것은 친구와 교보문고에 갔을 때, "이 책은 인쇄할 때마다 표지 색이 바뀐대."라는 말을 들으면서 였다. 나는 고작 작년부터 책을 읽기 시작했고, 아직도 읽어야 할 책들이 많았기 때문에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갔다. 그리고 저번달, 여성의 날에 많은 출판사, 편집자, 비평가, 독서가들이 여성소설로 양귀자의 <모순>을 추천하면서 이 책이 다시 한 번 더 내 인상에 기억되었다. 게다가 내가 좋아하는 분이 이 책을 여성의 날 도서로 추천하시기에 나는 조만간 이 책을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다가 우리 독서모임 깨단의 4월 선정도서를 추천하면서, 이 책을 추천하였고, 모임 4월 도서로 <모순>을 읽게 되었다. 이래저래 오래 미루어 오다가 이제야 읽게 된 것이다.
예상치 못했던 점은... 이 책은 전자책으로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1998년 첫 출간된 이후로 아직까지 전자책이 없다니... 하지만 온라인을 통해 볼 수 있는 방법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었다. 구글 북스, yes24, 알라딘 등에서 오디오북을 판매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현재 해외에 있기 때문에 종이책을 구매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의도치 않게 오디오북으로 <모순>을 처음 접하게 되었다.
모순은 정말 신기했다. 검색해보면 모순을 수십번 다시 읽었다는 사람도 있고, 출간과 동시에 베스트셀러에 올랐었다고 하며, 약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많은 평론가와 독서애호가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책이다. 단 300페이지 짜리의 얇은 책 한권인데도 말이다. 토지, 한강, 태백산맥 등 한국을 대표하는 다양한 소설이 있고, 삼대, 난쟁이가 쏘아올린 공, 동백꽃 등 한국 근현대를 대표하는 소설들도 많이 있다. 그런데 1998년, 21세기를 코앞에 두고 출간된 여성작가의 여성소설이 이렇게 많은 이들에게 오랫동안 사랑받았다는 사실이 신기했다. 이 책은 종종 서점에 찾아가면 베스트셀러, 스테디셀러 란에 걸려있다. 정말 놀라운 책이다. 수많은 신간과 Ai, 주식, 경제, 힐링 도서들 사이에 꿋꿋하게 자리를 지키고 서있다. 이런 소설들이 더 많으면 좋을텐데...
나는 박경리 선생님의 <푸른 운하>를 정말 좋아한다. 처음 <모순>을 들었을 때, 이 책이 <푸른 운하>와 비슷한 느낌이라고 생각했다. 어쩌면 <애가>와 비슷한 느낌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다만 <푸른 운하>나 <애가>와는 달리 조금 더 여성의 인생, 여성의 삶, 여성의 생각, 여성의 선택 등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소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처음부터 웃기다. 주인공인 안진진은 두 남자와 연애를 하며 어떤 남자를 선택하여 결혼할지 고민한다. 게다가 안진진은 쌍둥이인 이모와 어머니를 두고도 선택적으로 어머니를 고르기도 한다. 이걸 읽으면서, 모순이라는 주제를 이용하여 한 사람이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떤 삶을 살아가는지에 대해 말하기 위해 꽤나 극단적인 상황을 만들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조금 웃겼다. 이런 생각을 하지 않고 주인공에게 몰입하여 책을 읽기 시작했어야 하는데, 시작부터 나는....
조금 아쉬운 것은, 종이책으로 읽었다면 좀 더 꼼꼼히 안진진의 마음과 심리를 이해할 수 있었을까 싶다. 사람의 삶은 어떻게 바라보는지에 따라 읽히는 방법이 다른 것 같다. 그 밖에서 바라보는 삶과 그 안에서 바라보는 삶은 완전히 다를 것이 분명하다. 안진진은 언제나 어머니와 자신의 가족, 그러니까 어머니가 선택한 남자와 그와 함께 낳은 두 아이인 자신과 자신의 남동생이 얼마나 훌륭하게 살아왔고 잘 살고 있는지,... 그것이 꽤나 창피했는지 숨기고 살았다. 반면 부유하고 교양있게 사는 제 이모를 보며 이모는 정말 행복하고 다르다고 생각하며, 종종 그녀를 제 어머니 대신으로 이용하고 지냈다. 그를 통해 자신이 만나는 두 남자 중 누구를 선택할지, 누구를 어떻게 대할지, 그 사람들에 대한 자신의 마음과 미래의 삶들이 어떨지를 고민하는 과정들이 소설 내에 나왔다.
사람은 항상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그리고 자신의 이득을 취할 때는 남들에게 보여주던 것과는 달리 오로지 자신만을 위한, 자기 머리 속에 있는 그 완벽한 이득과 유혹을 이겨내지 못하고 선택한다. 이런 것들은 타인에게 모순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 책이 왜 스테디셀러인지, 판매 시작부터 베스트셀러였는지 알 것 같다고 생각했다. 나중에 귀국하면 꼭 종이책으로 읽어보겠다고 생각하며... 책을 마무리했다. 정말 흥미로운 책이었고, 아주 쉽게 읽히는 재미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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