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9.17. ~ 2023.09.18. (2) 너도 하늘말나리야
2023.09.19. ~ 2023.09.21. (3) 소희의 방
2023.09.22. ~ 2023.09.27. (6) 숨은 길 찾기



1부 너도 하늘말나리야
2부 소희의 방
3부 숨은 길 찾기
이금이 저
밤티
2021년 9월 10일 출간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청소년 문학
『너도 하늘말나리야』는 1999년에 초판이 출간되었고 이후 열렬한 독자들의 염원으로 『소희의 방』, 그리고 『숨은 길 찾기』가 세상에 나오면서 총 세 권의 시리즈로 완성되었다. 작가는 이 책의 초판 ‘작가의 말’에서 처음부터 연작을 쓰려는 계획은 없었지만 오히려 연작에 대해 고민하고 구상하고 집필하며 자신도 작품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밝혔다. 이 작품의 가치와 의미 있는 지점이 바로 여기이다. 한 작품을 중심으로 작가와 독자 모두 짧지 않은 세월 동안 서로 성장하고 함께해 왔다는 것이다. 일반적인 집필 과정이나 독자들이 책을 접하는 방식을 생각해 보면, 이 작품은 작가와 독자 모두에게 흔치 않은 경험을 선사했다고 할 수 있다. 독자와 작가의 소통으로 미르, 소희, 바우는 마치 실제 인물들처럼 생생하게 독자와 작가와 함께 호흡한다.
<너도 하늘말나리야>
그 애가 자기 아빠를 용서할 수 없는 건 많은 추억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재혼했다는 엄마한테 아무런 그리움도 원망도 없다. 그래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는데. 미르를 보니 그리움과 원망은 동전의 앞과 뒤 같다. 바우를 봐도 그렇다. 바우를 키워주는 건 바우가 추억하는 그 애의 엄마라는 생각이 든다. 할머니도 나중에 추억으로 남아 나를 지켜줄까?
바우는 미르가 날카롭게 구는 이유를 이해했다. 자신이 말하지 않는 것으로 엄마를 잃은 슬픔을 나타냈듯이, 미르는 가시를 세운 모습으로 아빠와 헤어진 슬픔을 표현하는 거라고 바우는 생각했다. 그래서 그 아이를 보면 엉겅퀴꽃이 생각났다. 뾰족하고 날카로운 가시 같지만 만져보면 부드러운 엉겅퀴꽃. 어쩌면 다른 사람보다 여린 마음을 들키기 싫어서 가시 돋친 모양을 하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
하늘말나리. 소희를 닮은 꽃. 자기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꽃.
“엄마가 지금까지 내 자식이고 네가 아직 어리니까 내 맘대로 해도 된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 앞으론 조심할게. 그리고 네가 엄마를 엄마이기 전에, 한 여성으로, 한 인간으로 이해해 줄 때가 오기를 기다릴게.” 엄마의 말은 미르의 가슴에 떨어져 출렁이며 떨어져 물무늬를 만들었다.
“너도 하늘말나리야!”
<소희의 방>
너 때문이라고 자책하지 마. 네 엄마의 불행을 외면하라는게 아니라 그걸 네 것으로 만들어서는 안된다는 말이야. 엄마는 엄마고, 너는 너야. 우리는 모두 각자의 인생을 사는거야. 대신 넌 너나 네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부당한 일을 당할 때 할 수 있는 일을 하면 돼. 네 마음이 건강해야, 어떤 상황이 벌어졌을 때 올바른 판단을 하고 당당하게 표현하거나 행동할 수 있어.
하지만 산다는 일의 진짜 의미는 여름날의 무성함과 찬란함이 아니라 겨울날의 초라함과 힘겨움에 담겨있는 건지도 모른다.
<숨은 길 찾기>
미르는 꿈이 확고한 소희나 바우가 부러웠다. 제이의 꿈이 아직 확실치 않은건 하고 싶은게 많아서이지 자기처럼 방황하거나 망설이기 때문이 아니다. "나만 왜 이런걸까? 뭐가 문제인거지?" 나무 둥치를 떠나 어디론가 향하고 있는 길들이 대신 대답하는 것 같았다. 남들과 같을 필요는 없다고. 하지만 주저하며 머물러 있기만 해서는 어떤 길도 찾을 수 없다고. 인생이란 자기 앞에 펼쳐진 길들 중 자신의 길을 찾아 한 발 한 발 나아가는 과정이라고. 그게 우리에게 주어진 가장 큰 축복이자 선물이라고.
이 시리즈는 윌라 오디오북으로 감상하였다.
소설 내용도 내용이지만, 한하은, 김정후, 최유재, 임다함 성우의 낭독이 소설의 분위기를 살리기도 하고 연기가 능숙해서 소설에 더 몰입하며 즐겁게 들을 수 있었다.
1부인 <너도 하늘말나리야>의 제목을 처음 봤을 때는 하늘말나리야가 뭔지 이해하지 못해 궁금해하면서 들었다. 미리 찾아볼 수도 있었겠지만 모르는 상태에서 알게 된다면 소설의 재미가 반감될 것 같아서 참았다.
소설은 달밤마을로 이사온 미르를 시작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소희는 바우와 친하게 지내고 있는데, 미르는 처음엔 소희와 바우를 무시하지만 후에는 마음을 트고 지내며 절친한 사이가 된다. 후에 할머니가 돌아가시며 혼자 남게 된 소희는 고모네 집에서 생활하다가 엄마가 소희를 데려가면서 엄마의 집에서 자신의 방을 얻게된다. 자신을 버리고 간 엄마가 자신을 찾았음에 기뻐하지만, 엄마가 자신을 싫어하는데 억지로 데려온 것이라고 생각하며 엄마에게 선을 긋기 시작한다. 미르, 소희, 바우는 셋이 함께 잘 지내게 되는데 후에 셋은 각자의 삶을 살아가고 변화하는 주변에 적응하며 좋아하는 일들을, 사랑하는 일들을 하며 살아간다. 정말 중학생들 답고 좋았다.
이 시리즈를 1,2,3부로 나눌 이유가 있을까. 이금이 작가님의 의도대로 책은 <너도 하늘말나리야>와 <소희의 방>, 그리고 <숨은 길 찾기>로 나뉘는 것은 스토리상, 그리고 청소년 도서인 만큼 짧게 나누는 것이 좋았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이 시리즈의 감상을 세개로 쪼개서 쓰는 것이 의미가 있을지 고민해보았으나, 이 이야기는 세 아이들이 성장해나가는 이야기이고, 서로 하나가 되어 서로를 돕고 응원하며 마음을 터놓고 사랑해 나아가는 이야기 때문에 나누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되었다.
내가 이 책을 중학생 시절에 읽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며 아쉬워하며 읽었다. 진정한 친구를 찾고, 나의 잘못을 인정하고, 서로를 사랑하고, 미워하지 않고, 함께 나아가고, 발전하고, 성장하고, 의지할 수 있는 친구에 대한 이야기를... 나는 중학생때 읽었다면 얼마나 좋을지 아쉬워했다.
세 아이가 각자만의 고민이 있고, 각 집안만의 사정이 있고, 아이들은 언제나 사랑받으며 살아왔고, 친구가 다르더라도 미워하지 않고, 내가 가는 길만이 옳다고 강요하지 않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이 이야기는 매우 다정하고 섬세하게 말해준다. 그래서 더 좋게 읽었고, 이금이 작가의 글들이 더 궁금해지게 된 것 같다.
윌라에는 이 세권의 책 외에 <유진과 유진>이라는 책도 제작되어있다. 이 책을 읽고 있고, 도서관에서 <거기, 내가 가면 안 돼요?>와 <신기루>를 빌렸다. 이금이 작가가 말하는 어린이, 청소년, 우정, 사랑, 가족... 들이 더더욱 궁금해지는 시리즈였다.
내가 지금이라도 읽게 되어 정말 감사했던 책.
너도 하늘말나리야! 하고 외치던 소희, 네가 하늘말나리라고 말해주던 바우. 널 질투했었다고 말하는 미르, 너에게 자랑하고 싶었다고 말하는 소희. 세 아이를 사랑하지 않을 수 있었을까? 이 세 아이를 내 마음 속에 담아둘 수 있어서 너무너무 행복하다.
+<너도 하늘말나리야>는 중학생 교재에도 수록되어 있다고 하니 이 얼마나 기쁜 일인지 모른다:). 요즘 중학생이 정말 부러운..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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