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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독서

<화이트홀> 카를로 로벨리

2024.12.25. ~ 2024.12.26. (2)

화이트홀

카를로 로벨리 저
김정훈 역
쌤앤파커스 출판
2024년 09월 01일 출간

과학 > 물리학 > 물리학 일반


세계적인 물리학자 카를로 로벨리,
‘시간이 거꾸로 된’ 블랙홀로 우리를 안내하다 

세계적인 물리학자이자 ‘제2의 스티븐 호킹’이라 평가받는 카를로 로벨리 최신작. 카를로 로벨리는 최신 연구를 바탕으로 ‘화이트홀’이라는 미지의 세계, 지속적인 불확실성에 대한 실체를 추적한다. 현실의 맨 가장자리, 인간의 방정식이 작동하지 않는 그곳에선 어떤 일이 벌어질까? 그는 먼저 블랙홀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부터 설명한다. 시간이 느려지고 멈추는 세상의 끝, 현실의 가장자리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낱낱이 보여준다. 그리고 그 안쪽으로 들어가 가장 깊숙한 곳, 시간과 공간이 녹아내리다 못해 거꾸로 튀어 오르는 것처럼 보이는 곳까지 우리를 데려간다. 바로 그곳에서 화이트홀이 탄생한다.

2014년, 물리학 서적으로 유례없는 기록을 세운 카를로 로벨리의 책 『모든 순간의 물리학』은 전 세계적으로 번역되어 200만 부 이상 판매되었다. 이후 10년간 카를로 로벨리는 과학과 철학, 예술을 넘나들며 시간과 양자 이론에 관한 스토리텔러로서, 물리학을 대중화하는 데 가장 위대한 일을 해냈다. 그가 써내려간 물리학은 우리가 이 세상을 이해하는 새로운 관점과 우주에서 우리의 위치를 이해할 수 있는 명쾌한 방법을 제시해왔다. 2024년, 그는 또 한 번 우리를 숨 막히게 아름다운 여정으로 인도한다. “지금까지 이보다 더 훌륭한 블랙홀 가이드는 없었다!”라는 세계 언론의 극찬 속에, 인간의 직관이 닿지 않는 영역의 아이디어를 다룬 이 흥미로운 책 속으로 함께 빠져보자.


이 책에서 우리는 이 방정식들과 가깝고도 복잡한 관계를 맺게 될 것입니다. 이 방정식들은 공간, 시간, 중력에 대해 우리가 이해한 최선의 것을 요약한 것입니다. 그렇기에 베르길리우스Vergilius가 단테에게 그랬듯, 우리의 안내자가 되어줄 것입니다. 우리는 그것을 이해에 다다르기 위한 도구로 사용할 것입니다. 그것은 블랙홀의 가장자리에서, 그리고 그 안에서 우리가 무엇을 기대해야 할지를 알려줄 것입니다. 화이트홀이 무엇인지도 알려줄 겁니다. 이상한 풍경의 영토를 통과하는 길을 보여줄 것입니다. 그러나 사실 지금부터 제가 하려는 이야기의 요점은이러한 방정식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 곳에 가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보는 것입니다. 우리는 거기서 그 방정식들을 버려야 합니다. 과학은 바로 그런 것입니다.

정말 감동적이었습니다. 블랙홀이 실제로 존재하는지도 모른 채로 평생 블랙홀을 연구해왔는데…. 이제야 직접 이미지를 보게 되다니. 대학생이었을 때만 해도 이런 일이 일어날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거든요.

핀켈스타인의 계산에 따르면, 우리가 지평선에 다가가서 그곳을 넘어도 우리의 시계는 느려지지않으며 주위 공간에도 이상한 일이 일어나지않습니다. 배가 수평선을 넘어 시야에서 사라져도 배에는 별다른 일이 일어나지 않는 것처럼 말이죠.

시간…. 시간이 항상 문제의 핵심입니다. 한 사람에게 ‘오랜 시간’이 다른 사람에게도 ‘오랜 시간’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우리에게 ‘오랜 시간’은 별에게 ‘오랜 시간’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저 아래 밑바닥에서는 시간이 엄청나게 느려졌습니다. 밖에서는 수백만 년이 지났더라도, 저 아래에서는 그저 몇 분의 1초밖에 지나지 않았을지도 몰라요.

블랙홀에 빠지면 거기서 우리는 끝납니다. 그곳은 “가장 깊고 가장 어두우며, 모든 것을 둘러싸고 있는 천국에서 가장 먼 곳”18 입니다.

과학은 실망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이것 또한 그럴까요? 그날로부터 수년이 지났습니다. 블랙홀에서 화이트홀로의 전환에 대한 아이디어는 많은 사람들에 의해 다양한 형태로 연구되고 발전되었습니다. 우리는 하늘에서 그 증거를 찾고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에도 저는 아직 진실이 우리 손에 쥐어졌다고 확신하지 않습니다.


주기적으로 과학도서나 사회학 도서를 구매하는것 같다. 그런데 보통 사회학 도서를 사서 정치나 영화에 관련된 책을 많이 읽었는데, 그 이유가 과학도서를 쓰는 교수님들이 진짜 말이 안통하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다(ㅋㅋㅋㅋㅋㅋ). 설명을 너무 어렵게 하니까. 나도 이학석사기는 하지만, 난 생명공학석사지 물리학이나 화학쪽은 잘 모르는데, 보통 책이 잘팔리는건 물리학이고 특히나 우주다. 블랙홀이나 저 너머의 은하수에 대한 이야기들이 책으로 잘 나온다는 말이다. 그런데 그런 교수님들은 말이 잘 안통한다. 말이 통하는 교수님들은 결국 물리학 교수임에도 모든 과학분야의 담당 교수가 되어있다. 그래서 과학도서는 잘 읽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런데 나는 카를로 로벨리가 누군지도 모르고 그냥 책 표지를 보고 홀린 듯 책을 구매했다. 꽤나 유명한 교수님이었다. 그것도 과학책을 되게 재미있게 쓰기로 유명한... 번역의 차이도 있겠지만, 실제로 <화이트홀>을 굉장히 재미있게 읽었다. 과학도로써 공감할만한 이야기도 많이 해서 읽는 내내 실실거리면서 읽기도 했다.

나는 우주까지는 가지 않았지만, 암에 대해서 연구를 했었다. 암 얘기는 잘못 꺼내면 약장수가 되는 기분이 들어서 잘 안꺼내는데,... 암얘기는 아니고. 연구를 하다보면, 내가 생각한 그 답에 당연히 가까워지는 듯 하면서도, 전혀 반대되는 답이 나오거나, 그 답이 아예 나오지 않기도 한다. 대학 연구실에 있다보면 그렇게 된다. 내 졸업 논문이 거기에 달려있는데 결과가 나오지 않으니 온갖 짓을 다 하면서 결과를 내는 것이다. 그러고는 이도 저도 아닌 결과를 가지고 졸업논문을 작성해서 제출한다. 창피하기 그지 없다. 그런데 내 연구가 만약 성공했다면 나는 졸업에서 그치지 않고 포스트닥터를 하고 교수까지 하지 않았을까? 이게 과학자들의 성공과 실패의 척도인 것 같다. 나는 사실 큰 뜻이 없었고 빨리 회사원이 되어 돈을 벌고 싶었기 때문에 과학으로 쭉 나아가지 않았다. 사실 석사도 괜히 딴 것 같다. 그때는 취직하기 싫어서 딴거였는데. 그래서인지 이런 과학자들을 보면 내 마음이 다 설렌다. 자신이 평생 좇던 이상향을 끝까지 쫓고, 결국은 그것이 가능할 것이라는 아주 작은 가능성을 바라보면서 끊임없이 도전하지 않는가. 게다가 그 도전이 확실히 결과를 내려고 하고까지 한다. 그래서 더 존경스러운 부분이 있다.

화이트홀에 대한 이야기를 꾸준히 하는데, 사실 이해를 하면서도 못한다. 무슨 소리인지... 화이트홀 오타쿠의 4시간짜리 강연을 듣는 기분이었다. 나는 애니메이션 오타쿠인 친구들과 대화해도 이런 기분을 느낀다. 뭐라는거야... 그러니까... 이 샹크스가 살아있다는거야 죽었다는거야? 이런 소리나 하는거다. 그래도 책을 펼쳐서 읽는 동안에는 내가 그의 과학 설명을 이해하는 기분을 느꼈다. 왜냐하면 다른 이야기도 많이 하니까. 시간이며 공간이며 설명을 막 하다가 갑자기 "하 역시 제가 걸어온 길이 맞다는 확신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과학이라는게요 사실은 확실성을 두지 못하고 가능성을 보고 달리는 장거리 마라톤이거든요. 그런데 제가 이걸 학부때부터 했거든요? 학부때 연구하던게 이건데 화이트홀 얘기하면 다들 웃어넘겼어요 근데 이게 진짜 있다는거에요. 아 잠깐, 어디까지 말했었죠?" 이러고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중간중간 교수님 강의가 지루하고 어려워도 잠에서 깨는거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재미있는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번역도 정말 잘 되어서 재미있고센스도 넘치고.

내용 자체도 실제로 어렵지 않고 최대한 설명이 잘 되어있어서 이해하고 넘어가기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