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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독서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요한 볼프강 폰 괴테

2024.03.06. ~ 2024.03.17. (12)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Die Leiden des jungen Werthers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저
김인순 역
열린책들 출판
2011년 06월 01일 출간

소설 > 고전문학


독일의 문호 괴테의 작품중 가장 대중적으로 읽히는 책이다. 베르테르가 약혼자가 있는 로테를 사랑하면서 겪는 사랑하는 마음의 갈등을 친구에게 편지라는 형식을 빌어 고백하고 있다. 그 당시 젊은이들에게 커다란 영향을 끼쳤음은 물론 나폴레옹이 이집트 원정길에 함께 했다는 일화로도 유명하다.


이 세상에는 어쩌면 간계나 악의보다는 오해나 게으름이 더 많은 갈등을 빚어내는 것은 아닐까 새삼 생각했네. 적어도 간계와 악의가 더 드문 것만은 사실일세.

아아, 내 청춘의 여자 친구는 이미 세상을 떠나고 없다네! 아아, 예전엔 그녀와 그리도 다정하게 지냈건만! 나 같은 어리석 은 바보가 또 있을까. 이 지상에서 찾을 수 없는 것을 찾다니! 하지만 나는 정말로 그녀를 소유했었고, 그 숭고한 영혼과 마음을 느꼈었네. 그 영혼 곁에서는 나한테 주어진 전부를 발휘 할 수 있었기 때문에, 원래의 나보다 한결 더 풍성하게 느껴졌었네. 아아! 그때는 내 영혼의 모든 힘이 남김없이 깨어나지 않았던가? 그녀 앞에서 내 불가사의한 감정이 활짝 꽃피어나 자연을 휘감지 않았던가? 우리의 만남은 참으로 섬세한 느낌 과 예리한 오성의 영원한 엮임이 아니었던가? 그것은 어떤 형태로 나타나든- 때로는 기이하게 보이는 것까지도 - 모두 창조적인 정신의 산물이라는 도장이 찍혀 있지 않았던가? 그런데 이제, 아아! 그녀가 나보다 먼저 이 세상에 태어났기에 나 보다 먼저 저세상으로 떠나 버렸다네. 나는 결코 그녀를 잊지 않을 걸세, 그 단호한 성품과 숭고한 인내심을.

나는 그녀에게 의례적으로 뭐라 말하였지만, 내 영혼은 그 모습과 목소리와 몸놀림에 사로잡혀 있었네.

「서로를 행복하게 해주지 못하는 것만으로도 모자라, 누구나 이따금 혼자서 누릴 수 있는 즐거움마저 서로에게서 빼앗아야 한단 말입니까? 그렇다면, 주위 사람들의 기쁨을 망가뜨리지 않으려고 자신의 불쾌한 기분을 감추고 혼자서만 품고 있을 만 큼 착한 사람이 있으면 어디 말씀해 보십시오. 아니면 불쾌한 기분은 우리 자신의 무가치함에 대한 내적인 불만, 스스로에 대한 불평이 아닐까요? 그런 불만은 항상 어리석은 허영심이 부추기는 질투심과 결부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행복하게 해주 지 않았는데도 행복한 사람들을 보면, 견디기 어려운 일이지요.. 내가 흥분하여 열변을 토하는 모습을 보고서 로테는 미소를 지었네. 그리고 프리데리케의 눈에 그렁그렁한 눈물은 어서 계속 말하라고 나를 격려하였다네. 「다른 사람의 마음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고 하여 그 마음속에 서 싹트는 소박한 기쁨을 빼앗는 자는 참으로 딱한 인간입니 다!」나는 말하였네.「우리가 스스로에게서 맛보는 한순간의 즐거움을 시기심 많은 폭군의 불쾌한 심기가 망가뜨리는 경우, 이 세상의 그 어떤 선 물이나 호의도 그것을 메워 줄 수 없습니다.」 그 순간, 내 마음이 이루 말할 수 없이 북받쳤네. 지난 기억들 이 생생하게 뇌리를 스치면서 눈물이 샘솟았다네.「우리가 날마다 스스로를 향해 이렇게 말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나는 외쳤네. 「네가 친구들을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그것은 오로지 친구들이 마음껏 즐거움을 누리도록 내버려 두고, 친구들의 행 복을 함께 기뻐하면서 그 행복을 더해 주는 것밖에 없다. 친구 들의 영혼이 정열에 휘말려 번민하고 수심에 짓눌려 헤어나지 못할 때 네가 조금이라도 위로해 줄 수 있겠느냐? 그리고 꽃다운 젊은 시절에 너한테 짓밟혔던 사람이 이제 끔찍 한 최후의 병마에 꼼짝없이 붙잡혀 가련하게 축 늘어져 있다고 하자. 두 눈은 멍하니 허공을 향하고 창백한 이마에는 죽음의 땀방울이 맺혀 있다. 너는 최선을 다해도 어찌할 수 없다는 간 절한 감정에 사로잡혀 죄인처럼 병상 앞에 서 있다. 마음속으로 두려움과 싸우며, 그 스러져 가는 사람에게 조금이라도 힘 을 북돋아 주고 용기를 불어넣을 수만 있다면 모든 것을 바쳐 도 아깝지 않다는 생각을 한다.」이렇게 말하는 동안, 지난날 겪었던 광경이 너무도 생생하게 나를 덮쳤네. 나는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으며 그 자리를 떠났 다네. 그러다 이제 집으로 돌아가자고 부르는 로테의 목소리에 간신히 제정신을 차렸네. 로테는 돌아오는 길에, 내가 모든 일 에 지나치게 깊이 마음을 쓴다며 그러다가는 나 자신이 망가질 것이라고 탓하였네. 내 몸을 아끼라는 것이었네! 오, 천사 같은 여인이여! 나는 그대를 위해서라도 살아야 하오!

산보하는 동안, 나는 로테의 검 은 눈에서 - 나 같은 어리석은 바보가 또 있을까. 날 너그러이 용서해 주게. 자네가 직접 보았더라면 좋았을 그 눈에서 -, 간단히 말하려네(내 눈이 졸려서 자꾸 감기려고 하기 때문일 세). 그러니까 여인들이 마차에 올라탔고, 젊은 W.하고 젤슈타 트, 아우드란, 그리고 나는 마차 주위에 서 있었네. 마차 안의 여인들은 그 경박하고 경솔한 녀석들하고 농담을 주고받았고, 나는 로테의 눈을 찾았다네. 아아, 그 눈은 이 사람 저 사람에 게로 옮아갔다네. 그런데 오로지 그 눈만을 애타게 찾는 나! 나! 나! 나한테만은 오지 않았네! 내 마음은 그녀에게 수없이 잘 가라고 말하였네. 그녀는 나를 바라보지 않았네. 마차가 출 발하고, 내 눈에 눈물이 고였다네. 마차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데, 로테의 머리 장식이 문 밖으로 보였네. 아아! 나를 보기 위 해서 뒤돌아보았을까? 이보게, 나는 이 불확실함에 실려 떠다 니네. 그것이 내 마음을 위로해 주네. 아마 나를 찾아서 뒤돌아 보았을 걸세. 아마 그랬을 걸세. 잘 자게. 아, 사람이 어찌 이리 어린애 같단 말인가!

나는 로테의 뇌리에 떠오른 웅장한 송가15]를 즉시 기억에 되 살렸으며, 이것을 신호로 그녀가 나에게 쏟아 붓는 격렬한 감 정의 흐름에 깊이 빠져 들었네. 그러다 결국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고서 환희의 눈물을 흘리며, 몸을 굽혀 그녀의 손에 입 맞 추고는 다시 그녀의 눈을 보았다네. 고결한 시인이여! 당신은 그 눈빛에서 당신을 숭배하는 마음을 보셨어야 합니다! 이제 나는 그토록 자주 더럽혀진 당신의 이름이 또다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것을 듣고 싶지 않습니다!

「정열이 사납게 날뛰고 인간성의 한계가 사람을 짓누르면, 설 사 약간의 이성을 지니고 있다 할지라도 거의, 아니 전혀 도움 이 되지 않는다네. 오히려...... 나머지 이야기는 다음 기회에 하세........나는 모자를 집어 들며 말하였네. 아아, 가슴이 터질 것만 같았 다네. 우리는 서로 이해하지 못한 채 헤어졌다네. 이 세상에서 서로를 이해하기가 어찌 이리 어렵단 말인가.

내 영혼을 가리고 있던 장막 같은 것이 걷히고, 내 앞에는 무한 한 삶의 무대가 영원히 입 벌리고 있는 무덤 속의 깊은 나락으 로 변한다네. 모든 것이 덧없이 사라져 버리는데, 자네는 〈이 것이 존재한다!>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날씨가 변하듯 세상 만물이 순식간에 지나가 버리며, 존재를 지탱하는 힘이 견뎌 내지 못하고서, 아아, 물살에 휩쓸려 깊이 가라앉고 바위에 부 딪혀 박살나는데 말일세. 자네와 자네 주변의 사람들은 매 순 간 끊임없이 소진되어 갈뿐더러, 자네 또한 매 순간 끊임없이 뭔가를 파괴하고 또 파괴할 수밖에 없네. 지극히 예사로운 산 보조차 수많은 가련한 벌레들의 생명을 앗아 가며, 단 한 번의 발걸음이 겨우겨우 힘들게 쌓아 올린 개미집을 으스러뜨려서 그 작은 세계를 굴욕적인 무덤으로 짓밟아 버리네. 아니, 이 세 상에 어쩌다 한 번 일어나는 커다란 재난, 마을들을 송두리째 휩쓸어 가는 홍수, 도시들을 한입에 삼켜 버리는 지진은 내 마 음을 뒤흔들지 못하네. 오히려 자연의 삼라만상 안에 숨어 있는 소진시키는 힘이 내 마음을 헤집어 놓는다네. 그 힘이 만들 어 내는 것은 결국 스스로를 파괴하고 이웃을 파괴한다네. 그 래서 나는 불안하게 비틀거리네. 하늘과 땅 그리고 내 주변의 작용하는 힘들. 내 눈에는 영원히 삼키고 영원히 되새김질하는 괴물만이 보이네.

오, 빌헬름, 그녀의 말을 누가 그대로 되풀이할 수 있겠는가! 생기 없는 차가운 글자가 그 영혼의 천 상적인 아름다움을 어떻게 묘사할 수 있겠는가! 

「우리는 다시 만나게 될 겁니다. 나는 외쳤네.
「우리는 반드시 다시 만나게 될 것이고, 어떤 모습이더라도 반 드시 서로를 알아볼 겁니다. 나는 갑니다.」
나는 말을 이었네.
「자진해서 기꺼이 갑니다. 그러나 영원히 떠난다고 말한다면, 내 마음이 견뎌 내지 못할 것입니다. 잘 가요, 로테! 잘 가게, 알베르트! 우리는 다시 만날 걸세.」

친애하는 벗이여, 게다가 나는 자신에게 맞추어 다른 사람들을 평가하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지 날이 갈수록 더욱 절실하게 깨닫는다네. 그리고 내 개인적인 사정이 복잡한 데다가 내 마 음이 사나운 폭풍우처럼 몰아치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의 일에 왈가왈부하고 싶지 않다네. 그러니 다른 사람들도 제발 나를 내버려 두었으면 좋겠네.

나 도 그 연극에 함께 참여한다오. 아니, 참여한다기보다는 꼭두 각시처럼 조종당하며, 이따금 옆 사람의 경직된 손을 잡았다가 는 자지러지게 놀라 뒤로 물러선다오. 저녁마다, 내일은 꼭 해 돋이를 보겠다고 마음먹지만, 아침이 되면 침대에서 일어나지 못한다오. 낮에는 달빛을 보고 싶어 하지만, 밤이 되면 방을 나 서지 못한다오. 도대체 무엇 때문에 잠자리에서 일어나고, 무 엇 때문에 잠자리에 드는지 잘 모르겠소.
내 삶에 활기를 불어넣어 줄 효모가 없다오. 깊은 한밤중에 나 를 깨어 있게 하는 자극도 사라지고, 아침이면 나를 잠에서 깨 우는 자극도 종적을 감추었다오

6월 18일
내가 어디로 갈 생각이냐고 묻는 겐가? 그렇다면 자네를 믿고 서 털어놓겠네. 이곳에서 2주일 더 머물러야 하는데, 그런 후 에 ***광산을 찾아보자고 나 자신을 설득하였네. 하지만 사실 그것은 중요하지 않고, 나는 다만 로테에게 다시 가까이 가고 싶을 뿐일세. 그게 전부라네. 나 자신의 마음을 비웃으며, 그것 이 하는 대로 내버려 두려네

7월 29일
아니, 좋네! 모든 것이 좋다네! 내가... 그녀의 남편이라면!
오, 저를 만드신 하느님, 저한테 이런 환희를 안겨 주셨더라면, 제 평생은 오로지 기도로 이루어졌을 것입니다. 그래도 저는 불평하지 않으렵니다. 이 눈물을 용서해 주시고, 제 헛된 소원 을 용서해 주십시오. 그녀가 내 아내라면! 하늘 아래 가장 사랑 스러운 그 여인을 내 품에 안는다면...

11월 22일
<그녀를 저한테 맡겨 주십시오.> 이런 기도를 할 수는 없네. 그 런데도 그녀가 종종 내 여인인 듯 생각된다네. <그녀를 저한테 주십시오.> 이런 기도를 할 수는 없네. 이미 다른 남자의 여인 이기 때문일세. 나는 이렇게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늘어놓으며 나 자신을 괴롭힌다네. 아마 이런 식으로 계속하다가는 서로 모순되는 말들이 한도 끝도 없이 이어질 걸세.

봄바람이여, 너는 어찌하여 나를 깨우느냐? 너는 애교를 부리 며, 천상의 이슬방울로 촉촉이 적셔 주려 한다고 말하는구나.
그러나 내가 쇠할 시간이 다가왔노라. 내 잎사귀들을 떨어뜨릴 비바람이 가까이 다가왔노라. 내일 나그네가 찾아오리라. 그 언젠가 내 아름다운 모습을 보았던 나그네가 찾아와, 들판을 두리번거리며 나를 찾으리라. 그러나 결코 나를 찾아내지 못하 리라.
이 노래가 그 불행한 남자를 엄청난 힘으로 덮쳤습니다. 베르 테르는 완전히 절망감에 사로잡혀서 로테 앞에 무릎을 꿇었으 며, 그 두 손을 붙잡아서 자신의 눈과 이마에 대고 꼭 눌렀습니 다. 그 순간 로테는 베르테르의 끔찍한 계획을 예감하였습니 다. 그녀는 눈앞이 아찔해져, 베르테르의 두 손을 쥐고서 자신 의 가슴에 꼭 눌렀습니다. 애처로운 마음을 이기지 못하고서 베르테르에게로 몸을 기울이자, 두 사람의 뜨겁게 달아오른 뺨 이 맞닿았습니다. 두 사람 주변의 세상이 사라졌습니다. 베르 테르는 두 팔로 로테를 휘감아 가슴에 꼬옥 껴안고서, 로테의 더듬더듬 떨리는 입술을 격렬한 입맞춤으로 뒤덮었습니다. 

이 권총들은 당신의 손을 거쳐 왔소. 당신이 직접 이것들의 먼지를 털었소. 당신의 손길이 닿았던 것들이기에, 나는 수없이 입을 맞춘다오! 오, 그대 하늘의 정령이여, 그대가 내 결심을 북돋아 주고 있소. 로테, 당신이 이 죽음의 도구를 나한테 건네 주었소. 나는 당신의 손에서 죽음을 받기가 소원이었는데, 오, 이제 그 소원을 이루었다오. 아아, 나는 시동 아이에게 소상히 물어보았소. 이 권총들을 건네주던 당신의 손길이 떨렸다고 했소. 당신은 잘 가라는 인사말도 하지 않았소! 아아, 슬프도다!
슬프도다! 잘 가라는 인사말도 못 듣다니! 나를 당신에게 영원 히 붙잡아 맨 그 순간 때문에, 그대의 마음을 나한테 굳게 닫아 야 했단 말이오? 로테, 천년의 세월도 그 깊은 감동을 지우지는 못할 것이오. 그리고 당신을 위해서 이토록 불타오르는 사람을 미워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느끼오.


읽는 중에는 사실 이게 왜 유명한 고전문학일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사실 나는 사랑과 관련된 고전문학들은 서정적인 표현이나 감정묘사를 제외하면 항상 의문을 품게되어서 크게 재미를 못느끼는 편이다. 근데 소설의 마지막에서 베르테르가 죽었고, 목사들이 오지 않았다는 말로 마지막이 끝나는 것을 보고 이건 내가 읽어내지 못한 혁명적인 내용이 담겨있는게 분명하다고 생각이 들었다(ㅋㅋㅋ). 읽는 중에 내가 추론을 한 것은, 1다양한 인용 및 발췌를 통한 고전소설의 풍부한 인문학적 가치, 2사랑과 이별에 대한 감정 묘사를 통한 서정적인 표현들 3책이 쓰여진 당시 너무 파격적인 내용으로 인해 인기가 많았어서 고전문학으로서 현재까지 이어지는 인기 정도였다. 그런데 마지막 문장을 읽은 후 이건 뭔가 있다!고 생각했는데, 엮은이 설명을 보니 실제로 그런 개혁적인 내용이 포함되어있다고 하더라...

열린책들에서 설명하는 바로는 "질풍노도 문학의 백서로 간주되는 소설인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사랑과 감정의 예찬, 예감과 환상과 정취어린 분위기, 자연에 대한 열광, 개성과 사회 현실의 충돌, 신분의 장벽과 부패한 지배층에 대한 항의, 이성적인 결정에 따르는 도덕의 규범과 정렬의 갈등 등을 질풍노도 문학의 전형적인 특징을 그 어떤 작품보다도 뚜렷하게 드러낸다. 특히 사회적 인습과 이성의 굴레에 억눌린 감정의 자유로운 표출을 폭발적으로 그리면서, 질풍노도 문학 운동을 더욱 거세게 불타오르도록 하는 기폭제 역할을 하였다."고 설명하고 있다.

베르테르가 사랑을 포기하지 않고 로테를 떠나 그녀의 손길이 닿은 권총을 이용해 자살하는데, 이를 "인생의 종말이 아닌 현실과 사회의 속박으로부터의 해방이고 고통으로부터의 구원이며, 영원한 사랑을 향한 여정의 출발"이라고 설명한다. 읽고 나서는 의아했는데, 이렇게 설명을 들으니 이해가 갔다. 뒤늦게 설명을 읽고 고개만 끄덕이는게 아니라, 사랑을 소유할 수 없고 그럼에도 포기할 수 없으니 그것을 안고 자리를 떠나는 베르테르의 의도를 이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니 이것이 사회적으로 이루어질 수 없는 신분적, 도덕의 규범적으로 불가능한 사랑에 대한 저항이라는 것이 이해가 되어 흥미로웠다. 단순히 "이거 완전 꼴깝이구만" 이라고 생각했던 내가 좀 창피했을지도...ㅋㅋㅋ

심지어 마지막에 베르테르는 자살로서 죽음을 선택한다. 이는 성경에서 금지(?)하고있(다고알고있는데...)어서 이에 대해서도 당시 교회와 몇 시인들은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 미풍양속에 어긋난다고 판단하기도 했다고 한다.

열린책들의 설명에서는 마지막에 "사회적 제한과 규범을 뛰어넘는 폭풍같은 열정과 지순한 사랑의 완성을 위한 죽음은 당시의 경직된 귀족 사회와 지나치게 이성을 고집하는 편협한 계몽주의 사회에 대한 감정의 반란이고 반항이었다. 이성과 열정, 정신과 자연, 개인과 사회 사이의 첨예한 갈등은 결국 다감한 청년 베르테르를 죽음으로 몰아가고, 이 비극적인 이야기에 깊이와 품위를 더해 준다."라고 설명하는데, 이 문단을 통해 너무 확실하게 내 머릿속에 이 소설이 왜 훌륭하고 대단한지 각인된 기분이었다. 너무 명확하게 머릿속에 들어오게끔 설명되어있어서 너무 마음에 드는 문단이다.

독서모임의 세계문학빙고 때문에 읽게 된 소설이고, 사실 내가 직접 읽으려고 했으면 죽어도 안읽었을 것 같은데 이런 기회로 읽게 되어서 너무 좋았다ㅎㅎㅎㅎ